이웃 주민을 살해하려 한 중학생의 부모가 배상 책임을 지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1일 인천지방법원 민사10 단독 정원석 판사는 정씨(53·여)를 과도로 찌른 A군 부모에게 4318만원을 배상하라고 최근 판결했습니다.

중학생 A군은 지난 2013년 8월18일 거주하던 빌라 옥상에 올라가 자살을 기도했습니다. 학교 내 따돌림으로 인해 조울증을 앓던 A군은 집 주방에서 가져온 과도를 허리춤에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같은 빌라에 살던 정씨가 빨래를 걷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왔고, A군은 함께 죽고 싶다는 이유로 정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던 것입니다. 왼쪽 어깨를 한 차례 찔린 뒤 정씨가 쓰러지자 A군은 "아줌마 죄송해요. (저 지금) 폭발할 것 같아요"라고 소리치며 정씨를 뒤쫓아 여러 군데를 찔렀습니다.

정씨는 비명을 듣고 나온 이웃주민의 신고로 병원에 옮겨져 응급조치를 받았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A군과 정씨 가족은 10년 넘게 알고 지낸 이웃 사이였습니다.

당시 A군은 살인 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사건 당시 만 14살 미만인 점을 고려해 법원 소년부로 송치됐습니다.

정씨는 형사재판과 별도로 A군과 그의 부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는 정씨의 흉터 성형 등 치료비 432만원 중 A군 측이 정씨에게 지급한 114만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치료비 318만원과 정씨가 청구한 위자료 4000만원을 모두 지급하라고 결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로서는 가장 안전하다고 여길 주거지에서 아무런 까닭이나 영문 없이 이웃으로부터 무차별적인 칼부림을 당했다"며 "동맥 출혈 등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험에 처했고 현재까지도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A군 부모가 아들을 보호하고 교양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 사건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만큼 A군 부모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